[]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은 역차별" 헌법소원 예고한 노조⋯변호사들의 예상은 '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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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1-03-24본문
불붙은 청와대 국민청원⋯인천공항 정규직 노조도 "헌법소원 제기 준비 중"
"헌법소원 제기해도 각하될 것" 변호사들의 예상, 그 이유를 정리해 봤다.
"이건 평등이 아닙니다. 역차별입니다."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을 두고 청년세대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정부가 인천국제공항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1900명을 정규직화하겠다고 하자 "막아달라"는 호소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거센 반발의 원동력에는 '역차별 논란'이 있다.
24일 기준 20만명이 동의한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평등이 아닌 역차별"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청원 글에는 취업 준비생들의 박탈감이 묻어났다.
인천공항은 취준생 사이에서 선호도 1위로 꼽히는 공기업이고, 취업 경쟁률도 수백 대 일을 넘기 일쑤인데, "시험도 없이 정규직 전환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목소리다.
여기에 인천공항 정규직 노조 까지 역차별 논란에 가세했다. 지난 23일 노조는 헌법소원을 예고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한 채용이 아니므로 공사에 취업할 국민의 기회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결국 사태의 후폭풍만 커지고 있는 상황. 실제 헌법재판소에서 "역차별이다"는 주장이 "위헌이 맞는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변호사들과 관련 판례에 비추어 분석해 봤다.
문재인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화' 정책 선언 이후 3년만
이번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초기 공약에 근거한다. 이른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화' 정책이다. 지난 2017년 5월 정일영 당시 인천공항 사장이 "공항 가족 모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고, 이후 3년 만에 이뤄지는 대규모 정규직화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인천공항 비정규직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 단체 채팅방에서는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정규직이면 최상위인데 서울대급 돼버렸네", "소리 질러" 등의 반응이 나오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역차별이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실제로 "역차별이다"는 주장은 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본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각하'를 받거나, 설사 판단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위헌'이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권투로 치면 즉시 'KO(knock out)패'를 받거나, 이를 피한다고 하더라도 '판정패'를 받을 것이라는 의미다.
변호사들 "애초에 헌법소원 '기본 요건'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노조가 헌법소원을 제기한다고 하더라도 '각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우선 헌법소원의 대상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 등으로 한정된다. 예를 들어 '민식이법'과 같은 법률이거나, '외고 폐지 정책' 등 시행령(대통령령)이어야 한다.
법무법인 가족의 고영남 변호사는 "이번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은 이러한 공권력 행사라고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별도의 법률에 따른 조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고 변호사는 "(이번 정규직화는 단순히) 사법(私法)상 행위일 뿐"이라고 밝혔다. 헌법소원의 대상이 아니라 민사소송의 대상일 뿐이라는 취지다. 이번 조치로 누군가의 법적 지위가 불리해지는 것 역시 아니라고 봤다.
법무법인 초석의 김정수 변호사도 '각하'를 내다봤다. "청구 주장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지만, 지금 알려진 '역차별' 취지로만 헌법소원을 제기할 경우 각하를 받을 수 있다"며 "막연한 간접적인 피해 등으로는 애초에 청구인 요건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변호사 황성현 법률사무소'의 황성현 변호사 역시 "이번 조치가 취준생들에게 어떠한 구체적인 법적 효과를 미친다고 할 수 없다"며 "정규직 직원들 입장에서도 법적인 권리, 의무 등에 직접적인 불이익이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평등권 등이 적극적으로 침해된다고 볼 수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헌법재판소는 '대학입시' 관련 헌법소원(2017헌마1350)에서 같은 이유로 '각하'를 결정했다. 청구인은 "내신을 잘 받지 못하면, 정시로밖에 (대학을) 갈 수 없는데 과도한 수시 비율(당시 약 80%)로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했지만, 헌법재판소는 "막연한 주장만 하고 있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역차별에 해당하려면⋯'정규직' 노동자와 '정규직이 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의 일이어야
변호사들은 "만약 헌법재판소에서 '평등권 침해'에 대한 판단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위헌이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이번에 정규직 전환이 되는 '노동자'와 해당 채용을 준비하는 단순 '취업 준비생' 집단을 애초에 비교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변호사박생환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는 "만약 역차별에 해당하려면 '보안 업무에서 공채를 거쳐 입사한 정규직 노동자'와 '이번에 정규직화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의 문제여야 한다"며 "그런데 현재 노조가 문제 삼는 점은 그 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고영남 변호사 역시 "이번에 정규직화되는 노동자와 어떠한 채용 통보도 받은 적이 없는 단순 취준생 집단을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헌법재판소 역시) 평등권 침해는 없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https://news.lawtalk.co.kr/issues/2444
"헌법소원 제기해도 각하될 것" 변호사들의 예상, 그 이유를 정리해 봤다.
"이건 평등이 아닙니다. 역차별입니다."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을 두고 청년세대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정부가 인천국제공항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1900명을 정규직화하겠다고 하자 "막아달라"는 호소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거센 반발의 원동력에는 '역차별 논란'이 있다.
24일 기준 20만명이 동의한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평등이 아닌 역차별"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청원 글에는 취업 준비생들의 박탈감이 묻어났다.
인천공항은 취준생 사이에서 선호도 1위로 꼽히는 공기업이고, 취업 경쟁률도 수백 대 일을 넘기 일쑤인데, "시험도 없이 정규직 전환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목소리다.
여기에 인천공항 정규직 노조 까지 역차별 논란에 가세했다. 지난 23일 노조는 헌법소원을 예고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한 채용이 아니므로 공사에 취업할 국민의 기회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결국 사태의 후폭풍만 커지고 있는 상황. 실제 헌법재판소에서 "역차별이다"는 주장이 "위헌이 맞는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변호사들과 관련 판례에 비추어 분석해 봤다.
문재인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화' 정책 선언 이후 3년만
이번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초기 공약에 근거한다. 이른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화' 정책이다. 지난 2017년 5월 정일영 당시 인천공항 사장이 "공항 가족 모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고, 이후 3년 만에 이뤄지는 대규모 정규직화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인천공항 비정규직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 단체 채팅방에서는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정규직이면 최상위인데 서울대급 돼버렸네", "소리 질러" 등의 반응이 나오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역차별이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실제로 "역차별이다"는 주장은 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본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각하'를 받거나, 설사 판단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위헌'이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권투로 치면 즉시 'KO(knock out)패'를 받거나, 이를 피한다고 하더라도 '판정패'를 받을 것이라는 의미다.
변호사들 "애초에 헌법소원 '기본 요건'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노조가 헌법소원을 제기한다고 하더라도 '각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우선 헌법소원의 대상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 등으로 한정된다. 예를 들어 '민식이법'과 같은 법률이거나, '외고 폐지 정책' 등 시행령(대통령령)이어야 한다.
법무법인 가족의 고영남 변호사는 "이번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은 이러한 공권력 행사라고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별도의 법률에 따른 조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고 변호사는 "(이번 정규직화는 단순히) 사법(私法)상 행위일 뿐"이라고 밝혔다. 헌법소원의 대상이 아니라 민사소송의 대상일 뿐이라는 취지다. 이번 조치로 누군가의 법적 지위가 불리해지는 것 역시 아니라고 봤다.
법무법인 초석의 김정수 변호사도 '각하'를 내다봤다. "청구 주장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지만, 지금 알려진 '역차별' 취지로만 헌법소원을 제기할 경우 각하를 받을 수 있다"며 "막연한 간접적인 피해 등으로는 애초에 청구인 요건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변호사 황성현 법률사무소'의 황성현 변호사 역시 "이번 조치가 취준생들에게 어떠한 구체적인 법적 효과를 미친다고 할 수 없다"며 "정규직 직원들 입장에서도 법적인 권리, 의무 등에 직접적인 불이익이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평등권 등이 적극적으로 침해된다고 볼 수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헌법재판소는 '대학입시' 관련 헌법소원(2017헌마1350)에서 같은 이유로 '각하'를 결정했다. 청구인은 "내신을 잘 받지 못하면, 정시로밖에 (대학을) 갈 수 없는데 과도한 수시 비율(당시 약 80%)로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했지만, 헌법재판소는 "막연한 주장만 하고 있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역차별에 해당하려면⋯'정규직' 노동자와 '정규직이 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의 일이어야
변호사들은 "만약 헌법재판소에서 '평등권 침해'에 대한 판단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위헌이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이번에 정규직 전환이 되는 '노동자'와 해당 채용을 준비하는 단순 '취업 준비생' 집단을 애초에 비교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변호사박생환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는 "만약 역차별에 해당하려면 '보안 업무에서 공채를 거쳐 입사한 정규직 노동자'와 '이번에 정규직화되는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의 문제여야 한다"며 "그런데 현재 노조가 문제 삼는 점은 그 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고영남 변호사 역시 "이번에 정규직화되는 노동자와 어떠한 채용 통보도 받은 적이 없는 단순 취준생 집단을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헌법재판소 역시) 평등권 침해는 없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https://news.lawtalk.co.kr/issues/2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