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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캐디 10m 뒤에서 풀스윙 50대 ‘중과실치상’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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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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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5422720&ref=A

[요약]
고객이 친 골프 공에 맞아 얼굴이 피범벅이 된 채로 응급 이송된 캐디. 이걸 보고도 18홀의 경기를 모두 즐긴 뒤 귀가한 고객들. 사건 발생 1년 뒤에도 캐디에게 진심어린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은 이 골프 고객에게 검찰은 어떤 처분을 내렸을까요?.


지난해 2월 경남 의령군 한 골프장, 30대 여성 캐디 A씨는 50대 남성 동창생 일행 4명의 경기 보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8번 홀에서 고객 B씨가 친 공이 해저드(물웅덩이)에 빠졌습니다.

캐디 A씨는 B씨에게 "가서 칠게요"라고 말했습니다.

'친 공이 해저드에 들어갔으니, 공이 빠진 지점까지 앞으로 이동해 다음 샷을 하라'는 취지였습니다.

캐디의 말을 들은 B씨도 "가서 칠게요"라고 대답했습니다.

대답을 들은 A씨가 이동했고, 갑자기 엄청난 충격의 골프공이 A씨의 얼굴을 가격했습니다.

B씨가 해저드로 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다른 골프공을 꺼내 '풀스윙'을 한 겁니다.

골프장에서 종종 발생하는 '타구 사고'로, 당시 A씨와 B씨 간 거리는 10m였습니다.

■피범벅으로 이송된 캐디…고객 일행은 "캐디 교체" 요구

캐디 A씨는 각막과 홍채 손상으로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얼굴은 피범벅이 되었습니다. 뒤따라 오던 다른 캐디가 급히 지혈에 나섰고, A씨는 구급차로 이송됐습니다.

B씨 일행은 구급차를 따라 나서지도 않고, 캐디의 연락처를 묻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골프장 측에 캐디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그런 뒤 3시간 동안 18홀의 경기를 모두 끝냈습니다.

사고 1년. 30대 초반인 A 씨의 얼굴에는 흉터가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코뼈는 내려앉았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면서 미간이 움푹 패였습니다. 보는 사람들마다 흉터에 관해 물어볼 정도입니다.

A씨는 지난해 가을, 사고가 난 골프장에 다시 출근했습니다. 생계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B씨를 제외한 일행은 사고 뒤에도 여전히 골프장을 종종 찾았고, A씨는 그들을 피해 다녔습니다.

어떤 날은 골프장 측에서 A씨에게 해당 팀의 경기 보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A씨가 극구 거부해 다행히 일행을 피할 수 있었지만, 이 사건은 A씨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겼습니다.

A씨는 결국 지난해 연말, 도망치듯 살던 곳을 떠나왔고 타지의 한 골프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A씨가 고통 속에 1년을 버텨오는 동안 B씨로부터 최소한의 피해 보상이나 진심 어린 사죄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A씨의 고소를 대리한 황성현 변호사는 고소장을 통해 "B씨에 대한 엄벌만이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B씨의 행위는 5시간 내내 힘들게 고객의 경기를 보조하는 캐디를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이자 동반자로 여기지 않은 것"이라며, "골프 고객의 갑질 횡포로 언젠가 또 생겨날지 모를 추가 피해자를 보호해달라"라고 호소했습니다.

■검찰 "모든 증거와 상황 꼼꼼히 조사, 중과실 치상 혐의 결론"

사건을 담당한 창원지검 마산지청은 사건 발생 1년 만인 이달 초 B씨를 '중과실 치상' 혐의로 구공판 기소했습니다.

판례상 '중과실 치상'은, 과실치상과 비교하면 주의 의무 위반의 정도가 현저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과실치상'의 경우 벌금 500만 원이 최고형이지만, '중과실 치상'의 경우 5년 이하 금고형도 선고될 수 있습니다.

검찰은 사건 송치 뒤 9개월 동안 "피고소인을 불러 조사했고, 모든 증거를 꼼꼼히 검토해 이같이 결론 내렸다"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의 처분 결과 통지서를 받은 A씨는 눈물을 쏟으며 기뻐했습니다.

"고객과 캐디는 동등한 인격체이자 동반자"라는 외침, 최종 판단은 이제 법원의 몫으로 남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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