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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동규 배임' 영장엔 넣고, 공소장엔 뺀 검찰…변호사 8명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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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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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lawtalknews.co.kr/article/MX7K2MX3MAM8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구속영장에 적시된 '배임' 혐의 빼고 기소
검찰 안팎에서 "처음 보는 경우", "윗선에 대한 수사 뭉개기 아니냐"는 의혹 나오는데
형사 사건 경험 풍부한 변호사 8명에게 의견 물어봤다.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꾸려진 지 22일 만에 이뤄진 첫 기소다. 이로써 그는 이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첫 '피고인'이 됐다.

그런데 의아한 대목이 하나 있었다. 유씨의 구속 영장에 기재됐던 핵심 혐의가 공소장에서 빠졌다는 점이다. 대장동 개발 수익을 화천대유 측에 몰아주도록 설계해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다. 이 혐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공모한 의혹으로 번질 수 있어 가장 큰 관심을 모았지만, 정작 공소장에서는 누락된 것이다.

수사팀은 당초 유씨에 대해 뇌물과 배임 혐의를 모두 포함했고, 법원도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는 판단하에 영장을 발부했다. 그런데 검찰은 정작 유씨를 기소할 때 배임 혐의를 뺐다. 그와 더불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5억원을 수수했다는 혐의 역시 제외됐고, 그 결과 뇌물 액수도 8억원에서 약 3억원으로 줄었다.

어떻게 된 걸까. 로톡뉴스는 형사 사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 8명의 의견을 정리했다.

우선, 변호사들도 "공소장에서 구속영장에 있던 혐의가 덜어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더프렌즈 법률사무소의 이동찬 변호사는 "검사는 어지간한 자신감이 없으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다"며 "가장 확실하고 명백하며 중한 범죄사실을 중심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때문에 구속영장에 적시됐던 혐의가 추후 공소장에서 제외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법무법인 온세상의 설현섭 변호사도 "서울중앙⋅동부지법에서 국선영장전담 변호사를 해오는 동안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비슷한 의견을 밝혔고, JY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 역시 "지금까지 약 3천~4천 건의 형사 사건을 처리하는 동안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수사팀이 이렇게 결정한 이유는? "'무능한 검찰 프레임' 피하기 위해 확실한 것만 기소한 것"
현재 검찰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대대적인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을 구성했다. 약 20명의 검사로 구성돼 '매머드급 수사팀'이라고 불린다. 수사팀은 어째서 공소장에서 혐의를 덜어낸 걸까.

변호사들의 의견은 다음과 같이 요약됐다.

"'무능한 검찰 프레임'을 피하기 위해 우선 확실한 것만 기소한 것."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는 "아직 배임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핵심 증거를 찾지 못한 게 아닐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인 만큼 (섣불리)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가 재판 과정에서 밝혀내지 못하면 무능한 검찰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나란의 서지원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고위 공무원 등 고위층 상당수가 연루되어 있는 상황에서 혐의 입증을 위한 조사가 전부 이뤄졌을지 의문"이라며 "추후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나올 경우 검찰 입장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위선에 대한 수사 뭉갠 것" 의혹에 대해선⋯"아직 그렇게 단정하긴 어렵다"
검찰이 배임 혐의를 제외한 것에 대해 일각에선 '윗선에 대한 수사를 뭉갠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검찰이 자초한 의혹"이라면서도 "지금 단계에서 그렇게 단정하긴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마이법률사무소의 김지혁 변호사는 "약 20일 동안 유씨 뿐 아니라 다른 관계인들까지 조사했음에도, 배임 혐의가 제외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섣부르게 기소하는 것보다 안전하게 추후로 연기하는 것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했다.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이례적이긴 하지만, '영장과 공소장의 혐의가 다르다'는 것만 두고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아직 기소하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확신의 황성현 변호사 역시 "현재 수사를 뭉갠 것'이라고 예단하긴 어렵다"며 "증거가 확보되면 추가 기소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다른 사건에서도 증거가 확실한 혐의에 대해 먼저 기소하고, 이후 추가 증거를 확보해 추가 기소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라고 했다.

서지원 변호사는 "만약 사건을 뭉개려고 했다면 처음부터 구속 영장에 해당 혐의를 포함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공범과 관련된 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재용 변호사도 "검찰이 추가 증거를 확보한 뒤 더더욱 '확실하게' 추가 기소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고, 설현섭 변호사도 "뭉갠 것일 수도 있지만 일단 확실한 것부터 기소한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동찬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대중의 시선에선 수사가 다소 미진해 보일 수도 있지만, 현재 검찰은 조심스럽게 가지 않으면 여야 양측으로부터 질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갈 수 밖에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